학교에서 체벌에 대한 찬반 논란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성인들이라면 대부분 학교 다닐때 맞고 다녔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어린 아이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던 기억은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합니다. 그러나 교사가 매를 들었다고 학부모가 학교에 가서 난리를 쳤다거나 학생들이 동영상을 찍어 온라인 세상에 까발리고, 신고해 경찰이 학교로 출동했다는 소식도 끔찍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학생체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얼마 전에 '학생체벌 금지에 관한 조례안'이 부결됐습니다. 표결결과 찬성(22명)보다 반대(30명)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조례안이 상정됐고 찬반토론을 거쳐 표결을 했지만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경남도의회 본회장의 김해 신처초교, 월산초교 학생의원들. 본회의를 진행하는 유아현 의장.
지난 7일 오후 경남도의회 본회장 모습입니다. 이날 초등학생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했었거든요. '초딩 도의원'들은 모의의회를 열고 열띤 찬반토론을 벌였습니다. 점거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도의회가 개최한 제1회 청소년의회교실입니다.
김해 신어초교, 월산초교생 경남도의회에서 모의의회
김해 신어초교와 월산초교 4~6학년 67명이 참가했습니다. 아이들은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도지사와 교육감을 비롯한 집행부, 속기사 등 각자 역할을 맡아 모의의회를 진행했지요. 정견발표를 거쳐 의장을 선출하기도 했습니다. 8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유아현 의원(신어초6)이 최다 득표해 의장에 뽑혔습니다.
통과 여부에 관심을 끌었던 '학생 체벌금지 조례안'의 핵심내용은 교사가 체벌을 할 때 규정에 따라야 하고 이를 어기면 경고, 또 위반하면 7일간 상담교육, 5개월간 교육 단계를 거쳐 과태료 처분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소현 의원(월산초6)은 제안 설명에서 "타이르거나 훈계하는 방법, 학생들의 행동에 상점과 벌점을 주는 그린마일리지 제도로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면 벌점 20점을 주고 순화교육을 받거나 교내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칭찬점수를 줘 벌점을 줄여 가는 식으로 운영하면 체벌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랑의 매' vs '폭력' 찬반 격론
찬반 격론이 이어졌습니다. 반대하는 쪽은 "체벌을 통해 자신이 잘못한 점을 깨우쳐 다음에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마음의 교훈으로 남을 수 있다.(전종진 월산초5)", "백범 김구 선생님도 어릴 적 잘못을 저질렀을 때 아버지의 부드러운 훈계에도 또 잘못을 저질렀지만 계속된 잘못에 대한 체벌 후에는 잘못된 습관을 고칠 수 있었다.(한범수 월산초5)", "소크라테스가 말한 '타율'은 학생 스스로 숙제를 해오지 못한다면 매를 동원해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김수지 월산초5)" 등으로 맞섰습니다. 말로 해서 안될 때는 매가 필요하다는 거죠.
찬성 쪽도 만만찮았다. 찬성의견은 "선생님들이 '사랑의 매'라고 말하면서 체벌을 하는 것은 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지 않는 것이다.(이득원 월산초5)", "체벌은 현 학교구조에서 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필요악'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폭력이다.(강준하 월산초5)", "체벌을 당한 학생은 어른이 되어서 폭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강민주 월산초5)" 등이다. 체벌은 폭력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학생체벌금지 조례안에 반대 의견을 밝힌 초딩의원들.
찬반토론 끝에 표결한 결과, 반대가 많아 체벌 조례안은 부결됐습니다. 신어초교 의원들이 발의한 '학생봉사활동 활성에 관한 건의안'과 '인터넷 게임 중독방지를 위한 우리의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여러분들은 학생체벌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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